주일 아침. 나는 엄마와 조용히 옷장을 열고, 평소보다 조금 차분한 옷을 꺼낸다. 엄마는 어김없이 밝은 색의 스카프를 매며 말한다.
“교회 갈 생각하니 마음이 좋아지네.”
그 말에 나는 미소를 짓는다. 특별한 일 없더라도, 이 평범한 주일의 반복은 내게 작고 조용한 행복이 된다. 누군가는 주일을 믿음의 도전이라고 느끼겠지만, 나에게 주일은 고요한 쉼표이다.
나는 지금, 엄마와 함께 교회에 다니는 그 시간이 너무 좋다.
교회에 다시 나가게 된 것은 제도적인 필요나 의무 때문이 아니었다. 어떤 계시나 초자연적인 경험도 아니었다. 그저 삶이 조금 복잡해지고, 마음이 조용한 공간을 필요로 할 때, 엄마의 옆자리에 나란히 앉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. 그리고 그렇게 시작된 신앙의 시간은 내 안에서 아주 다른 결을 가진 믿음으로 자라났다.
설교는 언제나 조심스럽고 따뜻했다. 찬송은 깊은 숨처럼 내 안으로 스며들었고, 기도는 누군가에게 말하는 것이라기보다는 내 자신에게 묻고 듣는 일이 되었다. 그렇게 나는 아무도 강요하지 않는 방식으로, 믿음을 내 안에서 다듬어갔다.
그러나 어느 날, 교회 모임에서 누군가 말했다.
“우리가 받은 은혜를 나누는 게 전도입니다.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야 해요.”
그 말에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지만, 마음속은 조금 복잡했다. 물론 그 말이 틀린 건 아니었다. 믿음의 좋은 소식을 나누는 것은 당연히 아름다운 일이다. 하지만 내 마음은 그와 다른 곳에 머물고 있었다.
나는 엄마와 함께 교회에 앉아 조용히 눈을 감고 기도하는 것이 좋았고, 누군가를 바꾸려 하기보다는 그냥 그 자리에서 나를 다듬는 시간이 더 소중했다. 그래서였을까, '꼭 전도를 해야 할까?'라는 질문은 내게 작은 불편함으로 다가왔다.
나는 그저, 믿음을 고요히 살고 싶었다.
신앙은 누군가에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, 내 삶 속에서 조용히 피어나는 감정이라고 생각한다. 내가 매주 교회에 나가는 이유는 하나님을 향한 고백이기도 하지만, 엄마의 옆에서 나란히 앉아 작은 손을 잡는 그 순간의 따뜻함이기도 하다. 우리는 때로 찬송을 따라 부르다가 눈을 마주친다. 그 짧은 눈빛 속에 지난 날들이, 견뎌온 시간들이, 나눈 기도들이 담겨 있다.
나는 누군가를 설득하고 싶지 않다.
대신 내 삶 속의 변화를 보여주고 싶다. 더 고요하게 생각하고, 더 긍정적으로 하루를 바라보며, 가족의 건강을 더 자주 기도하고, 감사의 말을 더 자주 꺼내는 나. 그런 모습이 누군가에게 따뜻함으로 전해진다면, 그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전도라고 생각한다.
내가 신앙을 선택했다고 해서, 모든 이에게 그것을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. 신앙은 마치 향기 같은 것이 아닐까. 은은하게 퍼지되, 누구든 선택할 수 있도록 남겨둬야 하는 것. 나는 그런 방향으로 믿음을 지켜가고 싶다.
엄마와 함께 교회에 다닐 수 있다는 것은 내게 선물 같은 일이다. 예전엔 내가 아이였고, 엄마가 손을 잡고 나를 교회에 데리고 갔다. 이제는 내가 엄마의 손을 잡고 나란히 걷는다. 이 바뀐 역할 속에서 신앙은 더 단단해지고, 더 따뜻해졌다.
사람들은 종종 묻는다.
“전도는 신앙인의 의무 아닌가요?”
나는 조용히 말하고 싶다.
“신앙을 살아내는 것도 전도입니다. 그 사람이 내 믿음을 보고 평온해지고, 편안해지는 것. 그게 제 방식이에요.”
나는 여전히 교회에서 서툴다. 어떤 말씀에 감동을 받아 울기도 하고, 어떤 날은 멀게 느껴져 조용히 눈만 감기도 한다. 하지만 그런 모습조차도 진짜 믿음이라고 생각한다. 믿음은 늘 확신 속에 있지는 않지만, 그 흔들림마저 하나님께 드리는 감정일 수 있다.
그래서 오늘도 나는 엄마와 함께 교회에 간다. 그리고 그 안에서 다듬어지는 나를 조용히 바라본다.
전도를 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생각한다.
그저 내가 믿는 방식대로 살아간다면, 그것이 충분히 누군가에게 전해질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.
신앙은 설명이 아니라 삶이다.
삶 속에서 자연스럽게 퍼지는 그 고요한 향기가, 언젠가 누군가의 마음을 두드릴지도 모른다.
그리고 그 순간, 나는 조용히 웃으며 마음속으로 말할 것이다.
“어서 와요. 우리 자리에 앉아요. 같이 기도해요.”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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